줄거리
계춘은 아들을 일찍 보내고 제주에서 해녀로 일하며 살고 있는 보통의 할머니이다. 혜지는 계춘할머니에게 '할망, 바다가 넓어, 하늘이 넓어?' 물어보자 계춘은 바다가 넓다며 안 가보고도 알 수 있다고 말한다. 석호는 배를 띄우고 명옥은 석호와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계춘은 물질을 한다. 물질을 끝낸 계춘은 혜지를 안고 오다가 길에 떨어진 장어를 잡으러 혜지를 잠깐 내려놓은 사이에 잠이 깬 혜지는 계춘을 불러 집으로 향하던 중 문방구를 들어가 크레파스를 사달라고 보채고 계춘은 길에서 주운 장어로 계산을 하자 문방구 주인은 귀한 장어를 주고 갔다며 즐거워한다. 혜지는 그림 그리는 것을 좋아하고 그런 혜지를 보는 계춘도 행복하다. 계춘은 결혼식이 있어 서울에 올라가게 되는데 시장에서 혜지를 잃어버렸고 12년이 지난 지금도 계춘할망은 혜지가 돌아올까 봐 제주도의 집을 지키며 외롭게 살고 있다. 혜지는 가출한 친구와 함께 반지하에 살면서 물건을 훔치기도 하고 조건만남을 하고 호텔에 들어가면 나중에 남자친구들이 들어와서 협박을 해 돈을 뜯어내는 방식으로 생계를 유지하는데 모텔에서 조건만남하는 남자에게 돈을 뜯어내려다가 폭행으로 움직임이 없자 혜지일행은 살던 집도 나와 길거리를 방황한다. 하루는 친구가 비상금을 털어 사 온 빵과 우유를 먹다가 우유갑에 혜지와 같은 이름이 미아 찾기 광고가 있는 것을 보게 되고 석호네 집에 전화를 걸게 되고 석호는 계춘을 모시고 혜지를 찾아 나서고 곧 혜지를 만나지만 12년 만에 보는 거라서 그런지 모든 것이 어색하다. 계춘은 혜지에게 왜 할머니를 찾지 않았냐고 묻지만 혜지엄마가 할머니가 돌아가셨다고 알려줘서 그랬다고 대답한다. 반가운 마음에 제주마을에서는 혜지를 위한 잔치가 열린다. 제주집에는 혜지가 어릴 때 사용하던 크레파스도 있었는데 혜지는 가지고 있던 금색 크레파스를 빈 곳에 끼워 넣는 것을 보고 계춘은 자기가 사준 크레파스를 간직하고 있던 혜지에게 더 잘해준다. 계춘은 혜지를 데리고 시장에 가서 필요한 물건들을 아낌없이 사주고 교복도 맞춰주며 학교에 다닐 수 있도록 지원해 준다. 한이는 혜지를 우연히 보게 되고 자전거를 태워주고 바다에서 해녀들이 물질하며 내는 숨소리를 듣게 되고 많은 생각을 한다. 혜지는 학교에 다니고 한이와 같은 반이 되고 계춘은 혜지 미술선생님을 알아보라 한다. 학교 미술시간에 혜지는 아무것도 그리지 않고 뭘 그릴지 몰라 연필만 쥐고 있다가 선생님이 그게 어렵냐고 물어보자 연필을 놓고 나갈까요?라고 말하자 선생님은 특별히 무제한의 시간을 주겠다고 말하며 그림을 색칠까지 완벽하게 하고 나가길 말하자 혜지는 끝내 아무것도 그리지 않다가 선생님이 가라고 하자 일어서니 화장품 파우치가 떨어졌고 그 안에 있던 마스카라와 립스틱으로 슥슥 그림을 그려놓고 미술실을 나가는데 선생님은 그림을 보고 감탄한다. 혜지는 점점 계춘과의 제주도살이가 익숙해져 가고 미술선생님은 미술부로 들어와 그림 그리라고 말하지만 혜지는 안 그린다고 딱 잘라 말하고 그림 잘 그리고 싶으면 그림자 말고 '빛'을 보라고 말해준다. 계춘은 집을 팔라고 계속 들이대는 부동산 변 과장에게 서류 가져오라 하며 혜지를 위해 지금보다 더 좋은 집을 갈 결심을 한다. 마을 사람들은 혜지에 대해 날라리 같다며 담배 피운다고 나쁜 말을 하게 되니 계춘은 되려 화를 내며 더 잘살게 도와주지 못할망정 뭣들 하냐며 나무란다. 혜지는 미술선생님에게 그림지도를 부탁한 대신에 온갖 좋은 먹을 것들을 갖다 준 사실을 알게 되고 마음이 찡해졌다. 마을에는 마을의 평안과 안녕을 위한 굿을 하게 되고 혜지는 계춘할망의 통장을 몰래 보고 다시 두려고 했지만 석호가 그걸 목격하고 혜지를 의심하지만 계춘은 혜지편을 들게 된다. 혜지는 한적한 곳에서 담배를 피우고 있는데 계춘이 옆에 와서 같이 담배를 피우면서 '세상살이가 힘들고 지쳐도 온전한 내편 하나만 있으며 살아지는 게 인생이다. 내가 네 편 해줄 테니 너는 너 원하는 대로 살라'고 말해주며 할머니가 뭐든지 해줄 거라 말한다. 혜지는 미술선생님에게 '그림으로도 고백 같은 걸 할 수 있냐'라고 묻는다. 혜지는 계춘할망을 그리다가 눈이 부셔 눈을 찡그리는 계춘을 보고 선크림을 발라준다. 계속해서 혜지는 미술선생님에게 그림을 배우고 물질을 하러 가는 계춘을 따라가려는 혜지에게 절대 안 된다며 역정을 내지만 혜지는 스킨스쿠버 장비를 착용하고 계춘이 물질하는 것을 도와준다. 그림을 완성한 혜지는 선생님에게 그림을 보여주고 선생님은 혜지의 실력에 감탄하여 서울 미술대회에 나가자고 한다. 어느 날 인연 끊은 혜지의 아버지가 나타나 돈을 요구하고 혜지는 계춘할망에게 얼씬거리지 말라고 화를 내지만 아버지는 통장이 있는 곳을 말하라며 협박한다. 서울로 미술대회를 나가는 혜지에게 계춘이 먹을 것을 챙겨주고 살뜰히 챙겨주지만 혜지는 아버지에게 계춘의 통장을 넘겨주고 만다. 혜지는 미술대회 그림을 다 그려놓고 그림 제목은 '고백'이라 말하며 죄송하다 고맙다는 말을 남기고 할머니를 잘 부탁한다고 한 채 사라졌다. 석호는 계춘에게 혜지와 맞지 않는 유전자검사지를 주지만 계춘은 쓸데없는 짓을 했다고 말하고 혜지를 믿는다. 혜지는 전에 조건만남을 주선한 애들을 찾아가 친구를 구하려 하지만 경찰서에 끌려오고 계춘은 혜지를 찾아와서 '너 혜지 맞지? 자꾸 네가 혜지가 아니라는데 맞지?' 라며 묻지만 정작 혜지는 '죄송합니다'라는 말뿐이다. 계춘은 혜진을 찾지만 혜지는 혼잣말로 '죽었다'라고 말한다. 12년 전 계춘이 시장에서 혜지를 잃어버린 것으로 알고 있었지만 사실 친엄마가 나타나 혜지를 데리고 간 것이 밝혀졌고 친엄마는 이미 재혼을 해서 보험금을 타기 위해 은주와 혜지를 바꿔버렸다. 그렇게 은주와 혜지가 지내며 제주도 집도 알려주고 금색 크레파스를 건네준 것이다. 은주의 부모는 차를 타고 가다 부부싸움을 하며 교통사고가 났고 남현철(은주아빠)은 혜지를 은주로 바꿔 사망자는 혜지인데 은주가 죽은 것처럼 꾸몄고 사망보험금을 받기 위해 보험사기를 쳤다. 이 사실을 알게 된 계춘은 쓰러지고 은주는 성매매목적이 아닌 금품갈취혐의로 구속된다. 계춘은 혜지가 그린 그림을 보며 행복을 느꼈고 위안을 삼는다. 미술선생님은 혜지가 그림을 잘 그려 입상을 했다고 말하고 그림의 주인공이 꼭 봐달라고 말한다. 혜지의 그림을 보고 계춘은 눈물이 난다. 일 년 후 은주는 편의점아르바이트를 하면서 그림을 계속 그리지만 석호가 찾아와 계춘할망이 요양원에서 사라졌다는 소식을 전하고 혜지는 요양원에서 혜지 실종전단지를 발견하고 혜지가 사라진 시장으로 향하니 계춘이 거기 있다. 은주는 다시 제주집으로 돌아와 동네사람들과 합심하여 집을 수리하며 치매에 걸린 계춘을 모시고 산다. 은주는 우연히 카세트테이프를 틀어 노래를 듣다가 계춘할망이 녹음해 놓은 내용을 들으며 오열한다.
감상평
아빠무덤 앞에서 얘기하는 딸의 모습이 슬프기도 하고 자연스러운 이치라 생각을 해보지만 어린 나이에 아빠를 잃은 혜지의 슬픈 마음이 대사 속에서 어렴풋이 느껴진다. 서로를 위해주는 동네사람들의 따뜻한 마음이 너무도 소중하게 느껴지는 요즘이다. 그런 모습을 찾기 어려운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가 더 얄팍한 삶을 살지 않기를 바라볼 수 있는 영화이다. 치매에 걸려서도 잊지 못하는 손주를 목에 걸린 사과처럼 이름만 불러도 목이 메는 그런 사랑을 나는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해본다. 바다가 하늘을 품고 있다는 대사처럼 과연 우리도 바다 같은 넓은 마음으로 많은 것을 품어줄 수 있을까? 손녀딸이 아닌 것을 알면서도 손녀로 알고 죽으면 좋겠다는 그 마음이 얼마나 넓으면 그런 말과 생각을 할 수 있는지 가늠이 안 되는 말이다. 나도 그런 인생을 살고 싶다. 사소한 것에 연연하지 않고 넓은 아량과 넓은 마음으로 모든 걸 포용할 수 있는 그런 사람으로 살고 싶다.